#401
허접♥
기념사진을 찍은 뒤, 호텔에서의 피로연까지 전부 마무리하고 나서야 마침내 결혼식이 끝났다.
나는 이제 공식적으로 부부가 된 유지와 쿠사나기 커플을 히로인들과 함께 배웅했다.
뭐 본인들이 좋다는데 알아서 잘 살겠지.
“니시시시. 덕성 오빠. 이제 다 끝났으니까, 지금부터는 합법 따끈따끈 갓 스물 초 카와이 JD 갸루 미소녀 여동생 하루의 시간이야.”
찰싹.
유지와 쿠사나기가 떠나자마자 하루가 내 곁에 달라붙었다.
하루가 내 귓가에 속삭이면서
JD는 무슨.
대학생도 아니면서.
그런 하루를 바라보던 다른 히로인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하여간, 저 건방진 말투는 여전하군요. 쿠로사와 하루.”
히로인들 맨 앞에 선 올리비아가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황녀님 말이 맞아. 하루. 건방져.”
올리비아 옆에 있던 에리가 볼을 부풀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히로인들 역시 동의한다는 눈빛으로 하루를 바라봤다.
하지만 하루는 당연하게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니시시시. 언니들. 그렇게 노려봐도 오늘은 하루가 오빠를 독차지하는 날인걸? 어쩔티비~ 저쩔냉장고~ 메롱롱롱롱. 할 말 없쥬? 킹받쥬? 오늘 하루 오빠는 하루 거지롱. 니시시시.”
하루가 혀를 내밀면서 올리비아를 도발했다.
얘는 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한숨이 절로 나왔다.
“······흥! 마음대로 하세요. 당신 하루한테 휘둘리면 안 돼요. 자, 가요!”
올리비아가 그런 하루를 바라보다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녀의 지시에 따라 히로인들이 각자 흩어져 사라졌다.
휘둘리기는 누가 휘둘린다고.
그렇게 모두가 사라진 호텔 로비에 남은 사람은 나와 하루 둘뿐.
호텔에는 이상할 정도로 투숙객이 없었다.
유지와 쿠사나기의 결혼식을 위해 호텔 전체를 통째로 빌렸기 때문이다.
하여간 어딜 가면 무슨 시설을 통째로 빌린다니까.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
스윽.
모두가 사라진 뒤, 하루가 내 팔에 팔짱을 끼면서 은근히 가슴을 붙였다.
그녀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니시시시. 덕성 오빠. 그럼 이제 합법적으로 하러 갈까?”
그녀가 가슴골을 살짝 보여주면서 말했다.
얘는 대체 뭘 믿고 이렇게 도발하는 거지?
더 이상 못 참겠다.
나는 하루를 그대로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었다.
“자, 잠깐. 덕성 오빠. 꺄하! 하루, 공주님 안기는 좋지만······.”
그녀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띵.
문이 닫히자 하루가 내 품에서 벗어났다.
“덕성 오빠아······.”
그녀가 내 목에 양팔을 휘감는다.
츄우.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는다.
츄릅, 츄르릅.
하루의 혀가 내 입 안에 들어왔다.
그녀의 혀와 내 혀가 서로 얽히고, 타액이 서로 교환된다.
하루가 붉은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보면서 나를 엘리베이터 벽으로 밀친 채로 계속해서 키스를 이어나간다.
혀와 혀가 질척이면서 뒤엉키는 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 조용히 울렸다.
하루의 혀는 부드럽고 그녀의 입술은 달콤하면서 말랑했다.
하루가 탐욕스럽게, 잡아먹을 것처럼 내 혀와 입 안, 입술과 타액을 계속해서 탐하던 그때.
띵.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지잉.
자동문이 천천히 열렸다.
“······니시시시.”
얼굴이 붉어진 하루가 태연하게 웃으면서 내게서 떨어졌다.
짧으면서도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키스를 나눈 탓인지, 그녀와 나 사이에 은빛 실선이 생겼다가 끊어졌다.
“검은 귀축 덕성 오빠. 이제 갓 성인이 된 초 카와이 JD 하루의 퍼스트 키스를 빼앗은 기분 어때? 초 마음에 들어?”
하루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내 귓가에 속삭였다.
스윽.
그녀가 내 아랫도리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움찔.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했다.
“덕성 오빠 몸은 초 솔직한데? 니시시시. 겨우 키스 정도에 흥분한 거야? 허접 오빠네. 허접♡”
하루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나를 도발했다.
그녀의 말대로 흥분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허접이라니?
이런 도발을 듣고도 그냥 참고 넘어가면 남자가 아니다.
덥석.
나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내가 허접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주지.”
“니시시시. 뭐야. 덕성 오빠 그 완전 초 대단한 자신감 뭐야. 하루, 알고 있어. 사실은 덕성 오빠 원래 세계에서 초 허접 하남자 씹덕이었다는 사실.”
뭐?
초 허접 하남자 씹덕?
“그래도 하루는 그런 덕성 오빠라도 초 사랑해. 초 반했으니까. 니시시시. 그러니까 지금부터 하루 마음껏 먹어도 좋아. 어차피 덕성 오빠는 하루 못 이기니까.”
거기까지 그녀의 말을 들은 나는 하루의 손목을 끌고 스위트룸으로 들어왔다.
탁.
문이 닫혔다.
“덕성 오빠. 방금 조금 상남자 같았어. 하루 살짝 두근두근했을지도? 니시시시. 이제 현관에서 바로 범하는 거야? 덕성 오빠 완전······. 으흑?!”
현관에서 조잘조잘 이야기하던 하루를 나는 범했다.
“헉······. 아흑······. 오, 오빠아······. 자, 잠깐만······. 흐윽······♥ 하, 하루 처음인데······.”
범해지자마자 놀라울 정도로 예의바르게 변하는 하루.
하지만 나는 봐주지 않고 그녀를 계속 범했다.
“오, 오빠······. 치, 침대 위에서······. 하, 하루 초 아파······. 이, 이상해질 것 같아······. 너, 너무 좋아아아······.”
하루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나를 보고 허접이라고 놀려서 뭔가 있나 했더니, 하루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허접이었다.
나는 그대로 현관에서부터 침대까지 움직이면서 그녀를 범했다.
“흑······. 헉······. 아흑······. 오빠아······. 아흑······. 조, 조금만 천천히······. 하, 하루 너, 너무 기분 좋아서······. 부서져 버려······♡ 아앙······. 너, 너무 거칠어······.”
침대 위에서 헐떡이는 하루.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봐, 봐줘······. 조, 조금만 봐줘······. 오빠······. 초, 초 카와이 JD 하루를 이, 이렇게 거칠게······ 하윽······.”
“아까 나더러 허접이라고 한 게 누구였지?”
“미, 미안······. 미안해······. 오빠아······.”
“누가 반말하라고 했지?”
“죄, 죄송합니다아······. 오, 오라버니······. 오, 오라버니는 허, 허접이 아닙니다······. 하, 하루야말로 초, 허, 허접 삼류입니다아······. 그, 그러니까 조, 조금만 봐주면 아, 안 될까요······?”
하루가 붉은 눈동자에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로 내게 애원했다.
봐달라니?
“싫은데.”
“자, 잠깐. 하, 하루 초 잘못했으니까. 오빠아······. 제발······. 아흑!? 하아아앙······!!”
하루의 자지러지는 교성과 함께 호텔 스위트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날, 나는 하루가 기절할 때까지 범했다.
*
다음 날 아침.
하루는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렸다.
그녀의 시야에 엉망이 된 스위트룸 침대와 아직 자는 김덕성의 얼굴이 보였다.
하루가 몸을 일으키면서 검은 머리의 끝을 빨갛게 물들인 투톤헤어를 매만졌다.
‘하루, 언제 잠들었지?’
어젯밤의 기억을 되짚은 하루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현관에서부터 침대 위, 소파 위까지.
끊임없이 범해지고 또 범해지던 기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재생됐기 때문이었다.
“으으······. 덕성 오빠 초 변태······. 완전 귀축······.”
하루가 미간을 살짝 좁히면서 자는 김덕성의 뺨을 항의하듯 꾸욱 눌렀다.
“음냐음냐······.”
잠이 깊게 든 모양인지, 김덕성은 깨어나지 않았다.
지난밤에 짐승처럼 자신을 범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인 모습.
그의 자는 모습을 보던 하루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니시시시······.”
하루가 웃었다.
두근.
그녀의 가슴이 뛰었다.
누가 뭐라 해도 하루는 그를 좋아했다.
무라마사에게 몸을 빼앗기고, 심상 세계에 갇혀 있던 자신을 그가 구원한 그 순간부터.
하루는 그에게 반했다.
동화 능력으로 그와의 기억을 완전히 공유하고, 그의 비밀을 온전히 알게 되었을 때.
하루는 그의 전부를 사랑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덕성 오빠. 갓 스무살이 된 하루의 싱싱하고 풋풋한 JD 바디가 그렇게 초 좋았어?”
하루가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자는 김덕성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리는 없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걸렸다.
“니시시시.”
버티기는 힘들었지만, 격렬한 관계도 좋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그가 자신을 원해오는 모습이 좋다.
하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쪽.
하루는 잠든 김덕성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루 이제 씻어야지.”
흥흥흥.
하루는 콧노래를 부르며 호텔 욕실에 들어갔다.
스위트룸답게 넓은 욕조와 화려한 타일이 인상적인 욕실.
쏴아아아아.
하루는 샤워기를 틀고 몸을 씻었다.
뜨거운 물이 그녀의 알몸을 때리자, 하루의 몸이 움찔했다.
“흐읏♥”
어제의 관계가, 거칠고 난폭했던 그의 흔적이 아직 하루의 몸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루의 앙다문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몸은 달아오른 그대로였다.
기절하기 직전까지 범해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 하루 몸······. 초 예민해졌어······.”
털썩.
하루의 다리 힘이 풀리면서 그녀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쏴아아.
샤워기 헤드에서 쏟아지는 온수가 그녀의 알몸을 적셨다.
“흑, 흐윽······.”
아직 아랫배에 이물감이 있는 기분.
어제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하루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가 욕실 벽을 짚고 일어섰다.
“하루······. 샤워하지 않으면······.”
그녀가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린 그때.
욕실 문이 열리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샤워하려고?”
김덕성의 목소리였다.
“더, 덕성 오빠? 언제 일어난 거야? 하, 하루 샤워 중인데 갑자기 왜······.”
고개를 돌린 하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김덕성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탁.
욕실 문이 닫혔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온수.
자욱한 물안개 속에서 하루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더, 덕성 오빠? 아니지? 아, 아무리 하루의 JD 바디가 매력적이라고 해도, 아, 아직 덜 씻었는데 샤워 중인데 하루를 따먹는 건······. 아흑?! 하앙······♥”
김덕성은 하루를 덮쳤다.
“아흑······. 오, 오빠아······. 그, 그만······. 제, 제발······. 흐윽······.”
곧이어 하루의 교성이 욕실을 가득 메웠다.
그날.
두 사람의 샤워는 반나절이 넘게 이어졌다.
*
내 정력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기절한 하루를 스위트룸 침대에 눕혀두고 이불까지 고이 덮어준 뒤.
나는 호텔 로비로 다시 나왔다.
[덕성 쨩! 빅 뉴스!]
[월드 게이트 방정식 드디어 완성!]
양방향 게이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이시하라 사오리.
그녀가 내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기 때문이었다.
방정식이 완성되었다.
그 말은 양방향 게이트 실현의 이론적 토대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다는 말과도 같았다.
과연 빅 뉴스라고 칭할 만했다.
[진짜냐?]
[후후, 초 천재 과학자 미소녀인 사오리한테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구! 덕성 쨩 ☆⌒(*^-゜)v]
[그래서 말인데 사오리도 포상받고 싶은데 괜찮아? (/▽\)]
포상?
그녀의 메시지를 받은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오른 그때.
[사오리도 하루처럼 올해부터 성인이야 (. ❛ ᴗ ❛.)]
[그래서 최애인 덕성 쨩한테 포상받고 싶어 ◑﹏◐]
[꺄 말해버렸어! (@^0^@)/]
그 포상 말인가?
자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는 사오리를 보면서 나는 피식 웃었다.
뭐, 그거라면 못 해줄 것도 없다.
[그러지. 지금 연구실로 가겠다.]
[잠깐? 지금? 사오리 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
나는 그녀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고, 휴대폰 화면을 끈 뒤에 그대로 호텔을 벗어났다.
목적지는 이세계연구소.
사오리의 근무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