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06 - Darkm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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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06

뚝-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마친 천샛별.

나는 한쪽 손으로 입을 가리고 물었다.

“그래서 걔가 뭐래?”

“그냥 자기가 다 미안하다고. 알아서 수습해보겠다고 했어.”

“끅, 그, 그렇구나.”

“나메 언니…”

“왜?”

“입에 그 손 좀 치워보시지? 어엉? 웃어?”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슬픈 생각을 떠올렸다.

‘슬픈 생각, 슬픈 생각, 설아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아 이건 너무 슬퍼서 안 돼.’

결국 씰룩이는 입꼬리를 샛별이에게 들켰다.

그녀는 내 어깨를 잡고 앞뒤로 흔들며 소리쳤다.

“뭐가 웃긴데! 도대체 뭐가 웃기냐고! 한번 속 시원하게 말해봐!”

“흐흥. 흑염룡의 아내가 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깝지 않은가 해서.”

“으아아아아악! 난 걔가 그런 이상한 또라이 놈인 줄 몰랐지!”

내 말을 듣고 질겁한 샛별이는 방구석을 길길이 날뛰었다.

그녀에게 듣기로 나리타는 사과함과 동시에 곧바로 고백공격을 박았다는 모양이었다.

천샛별은 당연히 거절했고 나리타는 친구 사이가 될 기회마저 빼앗기게 되었다.

나는 침대에 엎드리고 두 다리를 붕붕 흔들었다.

“샛별이는 평소에도 그렇게 고백을 많이 받아?”

“또 놀리려고?”

“아니 그냥 순수하게 궁금해서.”

샛별이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었다.

밤 10시가 되자 에펠탑이 빨간색과 파란색을 번갈아가며 반짝반짝 발광한다.

어느 정도 마음을 진정시킨 후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언니도 알잖아. 남녀 안 가리고 고백 많이 받지.”

“근데 왜 안 받아줘?”

“왜, 내가 누구랑 사귀었으면 좋겠어?”

“우욱 그건 좀 싫다. 네가 염장 지르는 게 뭔가 꼴보기 싫을 것 같아.”

“내가 뭐 어때서!”

그녀는 1인용 소파에 털썩 누워 고개를 뒤로 쭉 젖혔다.

“하아… 누구 때문에 눈이 열라게 높아졌다 이 말이야. 그냥 이번 생에는 평생 모솔로 언니랑 같이 살다가 같이 늙어 죽어야겠다.”

“좋네. 나도 너랑 살면 삶이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아. 프링글스 먹을래?”

“난 패스. 살쪄.”

야심한 밤, 우리는 각자 소파에 축 늘어져 이런저런 주제로 이야기를 계속 나누게 되었다.

“언니랑 이런 토크 하는 거 좋다. 친구들끼리는 자주 해도 언니는 뭔가 다가가기 힘든 면이 있단 말이지.”

“그래?”

“응. 맞다 나 전부터 하나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언니는 전생에서 사랑을 해본 적이 있어?”

“아니 없어.”

“왜?”

“그냥. 설렌다는 감정이 아예 안 느껴지던데.”

“거짓말 아니야?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왕자나 귀족이면 잘 생긴 사람들도 많았을 텐데.”

“전전생이 남자여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 내가 전에 한번 얘기하지 않았나?”

“피이. 그때는 거의 기억도 안 난다면서. 언니, 내가 보기엔 그거 백퍼 조작된 기억이야. 아니 생각해봐! 부모님 성함도, 친구들 이름도 기억 못 하고, 무엇보다 마나가 없는 세상이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왜 말이 안 되지?

나는 억울한 심정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논리적인 근거를 알려주려는 찰나, 샛별이 먼저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2층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죽게? 그리고 뭐, 대통령씩이나 되는 사람들도 항상 무방비 상태라 누가 작정하고 뒤에서 몰래 총이라도 쏘면 픽픽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거야? 그럼 국가가 어떻게 유지되는데? 선사시대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았어?”

“아니 그러니까. 물론 죽을 수도 있지만 2층에서 떨어지면 아무래도 살 가능성이 더 높겠지.”

“무슨 5층도 아니고 고작 2층에서 떨어져 죽는다는 게 이상한 거라고…! 하 답답하다 답답해!”

샛별이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속이 타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인류는 마나가 없어도 충분히 강력한 존재인데 이걸 왜 모를까.

“언니 그런 솔직하게 딱 한 질문에만 대답해봐.”

“뭔데.”

“자위한 적 있어?”

“어…?”

“DDR 친 적 있냐고! 위드 유어 라이트 핸드!”

나는 눈을 꾹 감고 범람하는 기억의 파도에서 전전생을 떠올리기 위해 애썼다.

째깍째깍 시간이 지나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그런 세세한 기억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

짝-!

샛별이 박수를 한번 강하게 쳤다.

그리고 핑거스냅과 함께 명탐정에 빙의하여 말했다.

“남자라면 무조건 해. 고로 언니의 전전생 기억은 전부 거짓이야.”

“마, 만약 자위 대신 몽정을 했는데 단순히 내가 기억하지 못 하는 경우는 고려할 수 없는 거야?”

“쓰으으읍 제가 시청자들한테 듣기로는 그 엿같은 기억을 잊는 게 쉽지 않다는데요 노나메씨?”

이가 바득바득 갈렸지만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깟 DDR 때문에 내 인생 하나가 통째로 부정당하다니…!’

전전생이 존재했다는 다른 증거를 찾으라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이 사실 하나만큼은 계속 걸림돌이 되어 신경이 쓰일 것 같았다.

천샛별은 미적미적 일어나 폰을 주머니에 챙겼다.

“이제 가려고? 조심히 들어가.”

“가기 전에 화장실 좀 쓸게.”

“응.”

“에휴… 언니 때문에 나까지 평생 모솔로 늙어 죽을 신세인데 지금부터라도 우리 올손이랑 친해져야겠다.”

드르륵-

화장실 문을 닫는 천샛별.

“올손이가 누군데…?”

나는 스스로 되물었다.

이내 그 의미를 깨닫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야 이 미친…!”

콰당-!

“아얏!”

중간에 한번 발목을 접지르고 다시 벌떡 일어서서 화장실로 부리나케 뛰어갔다.

철컥철컥-

쾅쾅쾅쾅쾅-!

“미친년아 여기서 해결하지 말라고!”

“꺄하하하핳! 당연히 장난이지 장난! 물론 언니가 확인할 방법은 없.겠.지.만?”

“안에서 허튼 짓거리 하면 문 따고 들어갈 줄 알아! 아으 아파라…”

나는 접지른 발목을 매만졌다.

형용할 수 없는 불길함이 엄습해온다.

‘설마 아니겠지?’

* * *

나리타 히로유키의 SNS는 때아닌 논란을 빚었다.

[★narita_hiroyuki]

(연습 수첩 사진: 「lovestruck: 사랑에 빠진」.jpg)

[댓글]

-이 새끼 설마 노나메 말하는 거면 죽여버린다

-?????

-나리타쿤의 사랑…? 이건 무슨 의미인 것이지?

-정신 차려요 오빠!

-아니지?아니지?아니지?아니지?아니지?

몇 초만에 빛처럼 삭제된 게시물이었지만 그 여파는 상당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리타 히로유키는 남녀를 불문하고 일본 10대들의 우상이었다.

수려한 외모, 인생역전의 상징, 철저한 자기관리와 뚜렷한 개성까지.

틱톡과 인스타를 중심으로 온갖 추측글이 쏟아져나왔고, 이는 결국 어른들의 귀에 들어가 기사로 작성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노나메에게 추파를 던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마저 나온다.

나리타 유파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 선포했다.

그렇게 상황이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전 세계의 로우 데이터를 미친 듯이 긁어모은 언론들에 의해 반전이 이루어졌다.

노나메, 나리타 히로유키, 나리타 메이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

사건은 지구를 돌고 돌아 한국 커뮤니티에도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나리타 히로유키 실시간 개ㅈ된 이유]

새벽 중에 개꿀잼 떡밥이 굴러갔는데 아직 한국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써봄.

며칠 전 나메갓이 복수에 성공한 일본인 2시드 참가자 히로유키.

어제 SNS에 이런 글을 올렸음.

(나리타 히로유키 인스타 캡처.jpg)

대충 보면 알겠지만 마붕이들이 학창시절 새벽감성에 쓴 뻘글이랑 똑같음.

근데 저 SNS 팔로워 숫자 보이냐?ㅋㅋㅋㅋ

틱톡 800만 팔로워들 중 배신감을 느낀 팬들이 한둘이 아니었나봄.

하필 일본 내에서도 안티가 엄청 많던 애라 이걸 ‘노나메 추파 사건’으로 엮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유입됨.

그런데 이게 웬걸, 진짜로 경기 이후에 노나메랑 만났다는 게 밝혀짐 ㄷㄷ.

아무튼 나리타 히로유키는 해명이 불가피해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

저 글의 대상이 노나메면 그냥 평생 매장당하는 거고, 설령 다른 사람이라도 좋은 시선으로 보지는 못할 듯.

유일한 해결책은 그냥 오늘 리바이 상대로 이겨서 민심을 잠재우는 수밖에 없음.

오늘의 교훈.

(SNS는 인생의 낭비다. 인생에는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차라리 독서를 하기를 바란다.jpg)

[댓글]

-크아악 노나메!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버리는구나!

└ ㅋㅋㅋㅋㅋㅋㅋ

└ 노나메랑 결혼하고 싶다는 게 커뮤밈이 아니라 진심이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뒷계정에 올리려는 걸 본계정에 올려버린 건가

-나메야 사실이면 그냥 숙소 찾아가서 무릎 아작내버리자

-이건 머리를 너무 세게 때린 노나메 잘못이 마따

└ 마도대련 엄청 위험한 스포츠였네…

그러나 인생의 일은 한 치 앞도 모르는 법.

[찐따유키야 개같이 사랑한다 이 미친놈아 ♥♥♥♥]

「64강 I조 Match 34

⦁리바이 휴닝 주니어(미국) – LOSE

⦁나리타 히로유키(일본) – WIN

⦁배당 정보: 승(1.57) / 무(4.33) / 패(5.00)」

이 새끼 상남자답게 노나메 사랑한다고 지르는 거 보고 걍 무지성으로 100만원 박았다.

(주작방지마크: 500만원 토토 인증샷.jpg)

[댓글]

-뭔일이야 ㄷㄷ

-헐 이 경기 이겼어?

-나락감지형 검객ㅋㅋㅋㅋ

-어케했누!

-지옥에서 개같이 부활ㅋㅋㅋㅋㅋ

-와 미친놈이네 진짜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고 믿었던 리바이전에서 승리를 거둔 소년.

그는 당일 인터뷰에서 눈물을 짜내며 말했다.

[제가 SNS에 올린 글로 인해 생긴 오해로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노나메 선수에게 직접적인 불편함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우선 저는 절대, 절대로! 연하를 좋아하는 취향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흐읍… 이번 일로 제가 누군가를 이제 좋아한다는 사실이… 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반인분인 만큼 앞으로 언급은 삼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성숙한 사과에 제일 놀란 건 다름아닌 나리타 유파의 장로들이었다.

사과문을 메이가 대필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꺼낸다면 그건 히로유키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고집불통의 화신같은 존재가 남이 써준 사과문을 순순히 받아 읽는 것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의 게시물이 없던 것이 되는 건 아니었다.

언론사마다 ‘일반인’이 누구일까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디스패치에서는 나메의 친언니를 꼽았다.

[“이 세상 외모가 아니야”··· 노나메 언니 실물 보고 놀랐다는 네티즌. 나리타의 그녀 주장.]

하지만 겨우 익명의 네티즌이 작성한 글을 복붙한 찌라시였기에, 인터넷 기사는 커뮤니티 등지에서 크게 화제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훨씬 큰 뉴스가 다음 파도를 타고 몰려오고 있었다.

[노나메, 우측 발목 인대 파열… “경기 출전에는 문제 없다”]

└ 내가 문맹인 거임? 인대가 파열됐는데 왜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거지?

└ 부상투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임???

└ 헐 부상 에반데…

└ 이제 한 경기 뛰었는데 왜 저러냐ㅠㅠㅠ

└ 솔직히 그동안 버티는 게 신기했음… 10살짜리 몸인데

└ 완전 대악재네

└ 경기 뛰면 안 되는데 자기가 그냥 억지로 뛰겠다고 한 거 아니냐?

└ 제발 말리는 게 좋을 것 같다

* * *

“진짜로 괜찮겠습니까? 까딱 잘못하다간 경기 도중에 골절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

“의사 말 들읍시다 노나메 선수. 이미 1승은 챙겨놓았으니 오늘 경기는 그냥 기권하고 사흘 뒤 3라운드를 준비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의사가 내 발목에 붕대를 칭칭 감아주었다.

대련장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출전을 만류하는 한국 코치진들.

“기권은 안 합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64강 I조 Match 50]

[데이비드 에버렛(영국)] [0승 0무 1패]

[노나메(대한민국)] [1승 0무 0패]

내 이름이 전광판에 뜨자 관중들의 환호성이 지하까지 울려왔다.

나는 척화검을 쥐고 계단을 하나씩 올랐다.

“저의 30분을 보기 위해 10만 명이 왔어요. 죄송하지만 5만 시간을 내다버리는 짓은 하고 싶지 않네요.”

철컥-

손에 진동이 느껴진다.

차오르는 벅찬 감동을 양껏 느끼며 문을 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도전을 넘어, 전설을 넘어, 신화에 도전하는 돌풍의 주역. 대한민국의 노나메가 입장합니다! 모두 숭배하십시오! 그녀야말로 이 대련장의 진정한 지배자일 터이니!]

발목이 아픈 게 대수인가.

살면서 이 고양감을 어디서 느껴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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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마나 살 돈 없어서 인방함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a mysterious fantasy world, but I was mistaken to be the Demon King and ultimately faced death a second time. And in this New World where I’ve been reborn once again, you have to pay taxes to use magic. [Korean Magic Corporation has sent an invoice to ⬛⬛⬛. Please make the payment by the due date. ⦁ Reason for Invoice: Unauthorized emergency lower circle (3) magic usage ⦁ Amount Due: 481,738 KRW ⦁ Payment Due Date: 2051/01/31 For inquiries regarding the invoice, please contact the billing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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